Project 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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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옥 作  (조은숙 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

가족의 밥상

가족 모임이 잦은 1월, 도예가와 푸트스타일리스트, 레스토랑 오너, 패션 스타일리스트

네 명이 그들의 가족 모임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비밀 레시피를 공개했다.

할머니에게서 머어니로, 어머니에게서 딸로 이어지며 추억까지 켜켜이 쌓인,

더없이 정겹고 따뜻한 가족 레시피 이야기

에디터  송정림    ㅣ    포토그래퍼  이과용

“겨울 김장철이 되면 나는 항상 친정 어머니를 도와드리곤 했다. 무와 배추를 다듬고 자르며 어머니 옆에서 온갖 잔심부름을

도맡아했다. 어렸음에도 김장이 힘들지 않았던 것은 별미로 조금만 만드는 호박김치가 언제나 기대됐기 때문이다. 겨울이 제철인

늙은 호박의 속을 파내고, 껍질을 살짝 벗겨 나박하게 써는 일은 대부분이 내 몫이었다. 여기에 절인 배추 2~3포기를 한입

크기로 썰어 남은 김칫소와 버무려 숙성시키는 호박김치는 일반 김치보다 훨씬 담백해서 우리 6남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어머니는 때때로 호박김치에 낚지 등의 해산물을 넣기도 하셨는데, 이 맛 역시 진하고 특별했던 기억이 여전하다. 6남매가

한자리에 모이는 겨울 방학이 되면 어머니는 잘 익은 호박김치로 김치찌개를 끓여주곤 하셨다. 늙은 호박의 단맛과 김치의 칼칼한

맛이 어우러지는 김치찌개는 그야말로 밥도둑이었다. 그리고 여기에 곁들이는 특별한 반찬, 새끼 청어 산초 장아찌 볶음.

우리집은 독특하게도 5월경에 담가놓은 새콤한 산초 장아찌와 말린 새끼 청어를 함께 볶았는데, 산초의 향 때문에 청어의

비린내가 사라져 정말 맛있었다. ” -도예가 김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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